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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경험 꿀팁

허리디스크, 추간판 탈출증 극복 후기(반드시 낫습니다 힘내세요!)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이 글을 검색해서 들어오신 분들은 아마도 죽을 만큼 힘드신 상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랬었기 때문에 잘 알아요. 특히 나이가 20~30대이신 분들은 더욱 그러실 텐데요. 어설프게 위로나 용기를 드리고 싶은 게 아니고, 제 경험을 기반으로 꼭 말씀드릴게요. 반드시 낫습니다. 완치됩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꾸준히 치료받고 '공부'하세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지금 어떤 심정인지 압니다. 저도 제 전 재산과 다 바꿔도 좋으니 그냥 걷게만 해달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다리 질질 끌면서 병원까지 걸어가던 게 불과 일 년도 안됐습니다. 꼭 나을 수 있어요. 아무리 아프시더라도 '일상생활'까지 잃지 마시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행복하게 지내려고 시간 보내세요. 그럼 이제 시작!

 


시작하기에 앞서 핵심 로드맵을 정리합니다.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한달.


1. 시간순으로 제 '경험' 그 자체를 먼저 이야기식으로 들려드릴께요. 급하신 분들은 아래 핵심요약만 보셔도 되지만, 스토리를 이해하시는 게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실 거예요.

(1) 9/29 : 병원 가서 스테로이드 맞음 - 2시간 정도 괜찮아서 약 1시간 산책 - 집에 돌아와서 비슷한 통증 그대로 느껴짐 커피 사러 문 밖을 나서는데 갑자기 서있기도 힘들면서 왼쪽 다리가 저립니다. 난생처음 겪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고통이며, 가만히 서있기가 힘들다는 기분은 처음입니다. 걸으면서 지나가는 폐지 주우시면 할머니가 보이는데, 그 할머니조차 부러우면서 간신히 병원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제가 제일 잘 한일은 바로 병원에 갔던 것입니다. 스테로이드 처방을 받았는데, 평소대로라면 스테로이드는 내성이 생기는 약이기 때문에 좀 고민하고 맞았을 테지만 죽을 정도로 아팠기 때문에 바로 맞았습니다. 주사를 맞은 뒤 2시간 정도 괜찮아진 듯 보였습니다. 약간 불편감은 있었지만 걷는데 무리가 없는 것 같아 30분~1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집에 들어갔는데 다시 아파집니다. 

- 10/1 한의원을 찾기 전까지 했던 가장 큰 실수 : 허리에 좋다는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열심히 한 것. -절대 하지 마세요. 허리를 앞으로 굽히는 스트레칭 외에 플랭크 같은 해도 되는 스트레칭도 있지만, 정확한 이해를 하기 전까진 절대 하지마세요. 허리디스크를 치명적으로 진행시키는 잘못된 스트레칭입니다. 아물고 있는 상처를 스스로 칼로 찔러서 찢는다고 생각하세요. 실제로 제가 그런 스트레칭으로 인해 아래의 상태가 됩니다. -

(2) 10/1 : 이제는 걷기만 힘든 것이 아니고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극심한 통증이 몰려오며 다리가 저립니다. 1초만 서있어도 주저앉게 됩니다. 방에서 이젠 기어 다닙니다. 비유적으로 기어 다니는 게 아니고 진짜 기어 다니는 상태인데요. 저 같은 경우는 혼자 사는데 부모님 포함하여 아무도 집에 못 오게 했습니다만, 웬만하면 이 정도 수준이면 도움받으시면서 계속 엎드려 계시거나 누워 계셔야 합니다. 침 맞고 10분 정도는 살만해지지만 햄스트링 근육 풀어주기는 절대 하면 안 됩니다. 이것도 악화시키는 행동입니다. 

(3) 10/3 : 염증약 먹으면서 한의원에서 침 맞고 한약 먹음  서있기만 해도 아픈 게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면 정말 아프고, 자다가도 깜짝 놀라면서 깨게 됩니다. 어떡해야 되나 걱정도 되고 어떻게 나을 수 있나, 낫긴 하는 건가. 부모님한테 이젠 알려야 하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듭니다. 밖을 나가고 싶어요. 좋아하던 산책도 못하고 하루 종일 집에 엎드려 있습니다.

(4) 10/4 : 백 년 허리 1,2 서적 구입 후 정독  - 제가 더 이상 허리디스크를 악화시키지 않고 나아지게 만드는 기점이 되는 날입니다. 허리 관련 국내 최고라는 정선근 선생님의 백 년 허리 책을 알게 되어, 다리를 질질 끌면서 교보문고 가서 바로 사 옵니다. 정말 다행히 재고가 있었어요. 그 점원이 바코드를 찍어주는 그 시간조차도 일 년처럼 느껴질 정도로 빨리 집에 가고 싶어지는 고통을 겪으면서 책을 사 왔습니다. 아주 아주 아주 잘 한 행동! 허리디스크의 원리를 깨닫게 되면서 지금까지 하던 모든 스트레칭 및 재활운동을 중단합니다. 중단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치료입니다.

(5) 10/5 : 운동 중단 후 신경주사 추가로 맞으러 감 - 신경주 사는 스테로이드 성분이기 때문에 너무 자주 맞으면 안돼서 두 번째로 맞으러 갑니다. 주사 맞은 후엔 마법같이 괜찮아지는 것 같다가 또다시 원상 복귀됩니다. 대체 언제 낫는 걸까.. 길에 걸어 다니는 모든 사람이 부럽습니다..

(6) 10/6~7 : 아침에 일어났을 때 정말 죽을 듯이 아픈데 점심이랑 저녁때 활동하는 시간에는(실제로 활동한 건 집에서 기어 다니기 밖에 없지만..)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서있을 수도 없습니다.

(7) 10/8~9 : 곧 회사 병가가 끝나가기 때문에 회사를 나가야 해서, 일단 출근은 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보기 위해 전철역까지 걸어가 보는 연습을 해봅니다. 걷다가 갑자기 벽 붙잡거나, 벤치에 무릎을 대거나 하는 식의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간신히 다녀옵니다. 아마 지나가다가 누가 실수로 어깨빵이라도 했으면 바로 쓰러져서 못 일어났을 듯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날 저녁 걷기부터 갑자기 어라? 할 정도로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고통을 감수할 정도의)

(8) 10/10~21~~~ : 다리가 저리고 극심한 고통은 여전하지만, 그렇게 아파도 걸을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감사하게 2~3달을 회사를 다닙니다. 허리 너무 아파서 근무 중에 갑자기 휴게실 가서 엎드려 있어도 이해해주던 교대근무 직원들이 너무나도 고맙군요. 갑자기 고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아무튼 그렇게 꾸준히 염증약을 먹으면서 관리를 해주었더니 6개월 정도 후에는 헬스를 할 수 있게 되었고, 1년이 지난 지금은 중량 치는 헬스도 가능할 정도로 정상입니다.

 

2. 완치된 나의 잘못된 행동. 해야 될 행동

- 가장 중요한 것은 허리에 대한 이해를 하시는 겁니다. 공부 꼭 하세요. 책 읽기 힘드신 분은 정선근 TV에서 허리디스크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하셔야 합니다. 저작권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 여기서는 개략적인 내용을 말씀드릴 테니 세부내용은 아래 소제목들을 정선근 tv나 구글링으로 찾아보시면 바로 나옵니다.

 

-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 완치라는 것의 의미 : 완치라는 것은 처음 상태로 되돌린다는 것이 아닙니다. 비유를 하자면 닳아서 끊어진 노끈을 아주 강력하게 매듭 지어놓은 상태가 허리디스크 완치입니다. 때문에, 앞으로도 자만하거나 무리하면 안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 스트레칭 절대 금지의 이유는 허리디스크의 원리 : 허리디스크라는 말은 추간판 탈출증이란 뜻입니다. 허리를 구성하고 있는 추간판이 말 그대로 탈출했다는 거죠. 추간판이 탈출하지 못하게 막고 있는 '섬유륜'이란 것이 있는데 태생적으로 이 부분이 약하신 분들이거나 지나친 하중이 가해져서 멀쩡한 섬유륜이 찢어지거나 약해진 상태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추간판이 탈출하여 정상이 아닌 것인데요. 그렇다면 추간판이 탈출 못하게 섬유륜을 정상으로 돌려놔야겠죠? 그 섬유륜이 돌아가지 못하고 다시 계속 찢어지고 다치게 만드는 것이 잘못된 스트레칭입니다. 비유하면 피부의 상처에 딱지가 앉기 전에 계속 다시 상처를 내는 것입니다.

- 후방 섬유륜 회복의 아주 간단한 원리 : 칼에 베이는 상처를 입게 되었을 때 순간적으로 베인 부분의 살을 붙이고 있어 보신 적이 있나요. 아주 신기하게도 붙이고 있는 것을 유지하면 붙어버립니다. 접착제로 붙인 것처럼요. 그래서 꿰매는 치료를 한 뒤에는 나중에 실밥을 풀어도 붙어있는 거죠. 섬유륜 회복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붙여놓으면 붙어요. 그런데 몸속에 있기 때문에 꿰맬 수도 없고 강제로 붙일 수도 없죠. 하지만 붙이는 동작이 있습니다. 바로 요추전만 자세입니다.  

요추전만자세

 

 이 자세를 풀면 안 됩니다. 이 자세를 극단적으로 풀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는 동작을 했다면 열심히 상처가 나아서 거의~~ 다 나아서 딱지까지 앉으려고 하는 것을 다시 딱지를 떼 버리는 꼴이 돼버립니다. 

- 너무 아프다면 신경주사를 꼭 맞아야 합니다!!!! 고통의 원리 : 염증이란 것은 우리 몸의 방어기제이기 때문에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고, 잘 싸우고 있구나!라고 아시면 되는데요. 하지만 정말 나쁜 염증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요추전만 자세를 하지도 못할 정도로 아파서 부들대게 만드는 염증인데요. 특히 제일 안 좋은 고통은 다리가 저린 고통입니다. 흔히 오해하는 게 추간판이 탈출하는 것 자체가 고통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데, 직접적인 원인은 추간판 탈출로 인해 생김 염증이 다리 쪽으로 전달되는것입니다. 염증이 생겼어도 다리쪽 신경에 도달하지 못하면 안 아파요. 다리가 저리다면 무조건 신경주사를 맞아서 염증을 억제해 주셔야 합니다. 여기서 염증이 억제되었다고 절대 안심하시면 안 됩니다. 안 아프더라도 그것은 그곳의 염증을 일시적으로 억제했을 뿐이지 그 염증을 계속 만들고 있는 추간판 탈출은 진행 중이기 때문인데요. 그 안 아픈 약 빨을 받는 동안을 잘 이용해서 후방 섬유륜을 다시 원상태로 붙여놓으려고 해야 합니다. 

 

- 이상 여기까지가 제6개월~1년 정도의 회복기입니다.-

1. 요추전만 자세. 절대 허리 앞으로 굽히지 말기.

2. 아프면(특히 다리) 무조건 신경주사로 통증 억제하기

3. 걸을 수 있게 되면 하루 30분은 꼭 걷기(걷기라는 적당한 충격은 회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대신 요추전만 자세 유지하고 가슴 내밀고 걷기!!)

4. 가장 중요한!! 포기하지 말기! 우울해하지 말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