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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및 문화생활 리뷰

영화 IF ONLY 리뷰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영화.

 

-프롤로그-

 

누구나 동일한 하루가 주어지고 똑같은 시간의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누구나 행복한 하루를 보내지는 않는다.

 

잡히지 않는 미래의 행복을 기다리거나, 이미 지나간 추억을 회상하며 그때가 좋았지.. 라며 과거에 젖어 산다.

 

미래의 행복에 대한 희망, 기대감, 지나간 추억에 대한 회상이 나쁘다는 것도 아니고 폄하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러한 생각에 매몰되어 현재,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그렇게 바래왔던 미래였던 순간이거나 그리워하

 

게 될 과거인 이 순간조차 아무것도 아닌 시간으로, 스스로 버리게 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나날들이고 행복한 시간들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들어 준 영화 IF ONLY 리뷰 시작.

 

- 매 순간순간이 선택의 연속 -

 

남자 주인공의 잘못된 선택은 하나하나 나열하자면, 연인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많은 일들이 있지만 그 잘못된 선택 중

 

가장 극단적인 부분은 택시기사가 울고 있는 여자 친구를 먼저 태운 상황에서 '택시에 탈 거야 말 거야? 선택해'라고 했을 때

 

타지 않고 머뭇거리다가 순간을 놓쳐버리고, 결국 여자 친구가 죽음에 이르는 그 순간조차도 옆에 있어주지 못한 것이다.

 

극 중에서는 여자 친구가 죽으며 헤어짐이 완성되지만, 이것은 죽음을 제외한 모든 연인의 헤어짐을 관통하는 장면이다.

 

'잘못된 선택'에 의한 '헤어짐'은 서로가 죽은 것과 동일하다. 왜냐하면 다시는 볼 수 없는 사이가 되기 때문에.

 

만약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예전에 옆에 있던 그 사람은 더 이상 없고 이름과 외모만 같은 전혀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몇 번의 만남과 헤어짐을 거치면서 누구나 자신의 부족함을 강렬하게 깨닫게 되고,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준 기억이

 

흉터처럼 남게 된다. 그 흉터가 있기 때문에 다음에 만날 누군가에게는 다시는 동일한 실수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 성숙하고 배려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험을 미리 겪었다면 남주인공은 그 순간 택시를

 

주저 없이 타서 '안아주었을' 것 같다. 서운하고 서럽게 울고 있는 여자/남자 친구가 타고 있는 택시가 앞에 있다면, 

 

일단 택시를 타서 안아주고 안도와 편안함으로 따뜻하게 감싸주자.

 

혼자 태워 보낸 택시를 보낸 그 순간을 기억했을 때 숨 막히는 것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면.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하루-

 

딱 하루를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은가? 에 대한 질문은 진부할 정도로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고 많이 

 

들어왔던 말이다. 남주인공이 살게 되는 마지막 하루는, 이미 마지막이라는 것을 깨닫고 지내는 하루인데 여자 친구는 

 

그것을 새카맣게 모르고 똘망똘망 평소처럼 쳐다보고 행복해하게 되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어떤 기분이 들었을지

 

감히 상상이 안된다. 아마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기분이 좋고 나도 덩달아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미안함. 후회. 고마움.  등등의 복합적인 감정이 들면서 숨 막히는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여자 친구의 그런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조차 하루뿐이며, 그렇게 해줄 수 있는 '나'라는 존재조차도 하루에 그치기 때문이다.

 

오늘이 지나면 더 이상 그렇게 행복을 줄 수 있는 '나'도 '너'도 없다. 그것을 알고 있는 하루는 시간이 일분일초가 흐를 때

 

그 시간이 얼마나 빠르게 느껴졌을까.

 

우리의 하루하루는 사실 너무나도 소중하다.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하루하루가 사실은 당연하지도 않고, 영원하지도 않다.

 

고등학교 때 매일매일 볼 수 있어서 영원히 매일 볼 것 같던 친구들

 

회사 인턴 시절 같이 정직원을 준비하던 동기들, 

 

베트남, 중국에서 일하던 시절 나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호의와 도움 주던 현지인들

 

너무나 힘들었던 혼자 버텨야 했던 시간들 속에서도 아직은 이 사람들과 더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하루를 이틀로

 

한 달이 일 년이 되도록 머무르게 만들었었다.

 

'계산 없이 사랑하라' 라는 말은 비단 연인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예전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려보면 매일 매일을 

 

당연히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있는데, 결국 그 고리는 어떻게든 어떤 상황이 와서든 끊어지고 당연히 보던 그 사람들은

 

곧 시간을 어렵게 내도 볼 수 없는 사람으로 변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을 갖게 되면, 굳이 질투할 필요도 시기할 필요도

 

없고, 미워할 필요도 없다. 영원히 붙잡아두려고 애쓰듯이 마음을 얻으려 발을 동동 구를 필요도 없다.

 

대신 좋은 추억을 함께 만들면서 순간순간을 만들어 나가는 인연들을 모두 소중하게 대해주면 된다. 

 

'계산없이 사랑하라'는 말이 바로 이런 맥락이다.

 

그런데 '끝'이 없는 한 명이 있다. 바로 연인(결혼에서 죽음까지 간다는 전제하에)

 

우리가 만드는 일상다반사 속의 사람들도 이렇게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는 값진 존재들이어서 '계산 없이 사랑해야'

 

하는데 하물며 영원을 함께할 사람에게는 더욱더 '계산없이 사랑해라'

 

남주인공의 마지막 하루를 되돌아보면, 일이든 무엇이든 모든 이유를 제쳐두고 평소 여자 친구가 하고 싶었던 일을

 

모두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그게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데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이것을 행하기가 쉽지 않다.

 

'현실의 벽'에 부딪쳐 '나를 당연히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양보를 요구하고 '곧 헤어질 사람'이나 

 

'어차피 해결될 문제'들을 우선시해서 정작 중요한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그 순간에 우리는 누구의 마음을 더 감싸 안아야 맞는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어떤 다짐을 해도 시간이 지나면 의지는 점점 희미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IF ONLY라는 영화는 영화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제각기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경험과

 

추억을 떠올리며 자신의 실수와 아픔을 되돌아보고, 다시 한번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해 봤을 것이다.

 

여자 친구 대신 죽음까지 감수한 남자 주인공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한번 더 생각해보며 리뷰를 마무리한다.

 

남겨질 연인에 대한 걱정 때문에 편히 눈 감지도 못했을.

 


-에필로그- 내가 상상한  IF ONLY(만약 이랬다면 어땠을까)

 

택시 문이 열린다.

 

울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

 

누군가가 주저하지 않고 택시에 타는 소리가 들린다.

 

"많이 서운했어?"

 

둘은 포옹하고 마지막 하루가 되었던 나날들을 매일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