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많이 기대하고 본 영화 같은 드라마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가 재미없었던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마치 유명 평론가들처럼 한 줄 평을 해본다면 다음과 같다.
'기생충처럼 심오하고 깊이있으며, 곡성처럼 쫄깃한 긴장감을 갖고 싶었던 뱁새'
1. 캐릭터들의 공감과 몰입이 안되는 '이해 안 가는' 행동들(개연성 제로)
말이 안통하는 사람과 말싸움이나 언쟁을 해본 적이 있는가? 그런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결과 없이 답답함만 남는다. 여기 캐릭터들 모두가 바로 이런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비유를 하자면 마치 '반대를 위한 반대' TV에서 보는 국회 토론이나 유튜브 속 수많은 언쟁 속에서 제일 이해가 안 가고 답답한 것이 반대를 위한 반대다. 어떤 명확한 명분이 있어서 자신의 주장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설득이 될 때도 있고, 설득이 되지 않더라도 그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명분 없이 무작정 반대를 위한 반대를 펼칠 때는, 억지 명분을 마구잡이로 끼워 넣어 아무 말 대잔치 또는 궤변을 늘어놓기 때문에 고구마 100개 먹은 듯한 답답함이 밀려들어 온다. 게다가 이런 억지로 만든 명분에 의한 주장은 아무리 논리적으로 대꾸하더라도 통하지 않는다. 왜냐면 처음부터 논리 따위 없었으니까.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의 캐릭터들이 마치 그렇기 때문에 공감과 몰입이 안되고 시종일관 고구마 1000개를 먹은 듯한 기분만 이어진다.
(1) 김윤석 배우님이 굳이 고민시 배우님의 범죄를 묻어준 것. 다시 돌아와서 깽판 칠 때도 그냥 당하고만 있었던 것. 신문에서 우연히 본 레이크뷰 모텔을 찾아간 것.
(2) 고민시 배우님이 굳이 그 펜션에 머무르려고 무슨수라도 쓴 것. 아들을 죽인 것.
(3) 경찰의 무리수.
이 외에도 모든 행동들이 너무 어색하다. 충분한 이유가 있어서 한게 아니고 그렇게 반드시 행동해야만 스토리가 이어지기 때문에 그렇게 한것처럼 보인다.
2. 억지 긴장감
공포영화를 볼때 '깜짝 놀라게 하는 것'과 '진심으로 무서운 것'은 하늘과 땅차이다.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은 무조건 놀래야만 하는 장치를 걸어놓고 단순히 '깜짝이야!'라고 한번 느끼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진심으로 무서운 것은 탄탄한 스토리와 몰입에 의해 진정한 공포에 빠져들게 한다. 이 영화는 공포영화의 '깜짝 놀라게 하는 것'만 시종일관 계속된다. 억지 긴장감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피곤하게 만든다. 전혀 반전도 없고 내용도 없는 장면인데 분위기와 음악은 뭔가 대단한 일이 터질 것 같은 연출이 계속하여 이어진다. '뭐가 있나?' '이 장면에서는 진짜 대단한 내용이 나오나?' 싶었지만 어떤 곳에서도 심오하게 생각할 수 있는 건 안 나온다. 오히려 너무 깊게 생각한 내가 바보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그냥 아무 의미 없이 한 행동들 천지다. 아무 의미는 없는데 의미가 있는 것처럼 연출해 놓으니 내 머리만 아프다. 토마토소스를 왜 저렇게 부은 거지? 왜 레이크뷰 모텔을 찾아간 거지? 고민시 님은 펜션에 혹시 뭐 대단한 사연이 얽혀있나? 저언혀 아무것도 없다. 억지 긴장감만 주야장천 겪으면서 무슨 내용이 다음화에는 나오겠지 다음화에는 나오겠지 하다가 아무것도 안 나오고 끝난다. 괜히 내가 혼자 상상한 반전만 엄청 늘어난다. (난 윤계상 님이 과거를 볼 수 있는 초능력자라는 반전 같은 거라도 있는 줄 알았다.)
3. 결론
빨리감기하면서 봐도 전혀 문제없는 영화다. 왜냐하면 핵심적인 내용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냥 넘겨도 스토리 다 이어진다. 스킵하면서 보는 장면이 전부다. 그 안에 다른 의미는 없으니 그냥 그 장면 그대로를 받아들이시면 된다. 정말 오랜만에 엄청난 대작이 나온 줄 알고 아주 기대하면서 팝콘까지 튀기면서 봤는데 실망이 크다. 기생충, 더클로리끕의 영화를 기대했는데 아쉽다. 혹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이 영화는 원래 진짜 대작이 아니었을까? 대작이 되지 못하고 삼류 비끕영화가 된 이유는 바로 마감시간에 닥쳐서 일을 마무리해서가 아닐까? 원래 만들려는 방향이 있었는데, 만들다 보니 시간이 너무 부족한 거다. 그래서 급하게 만들다가 마감시간은 다됐는데, 지금 출시 안 하면 영화 투자자들도 난리 나고 손해 보게 생겼으니, 만들다가 그냥 빨리 결론지으려고 이렇게 막 만든 거다. 왠지 난 이게 진짜 이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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